[탄자니아 준비편 #3] 항공편 예매
6월말~8월 중순을 탄자니아 여행 시기로 정하고 나니, 생각보다 여행을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 맘때쯤에 남편과 내가 둘 다 회사에 약 2주간의 휴가를 낼 수 있어야 하고, 큰 비용지출이 없어야 했다.
그러나 매년 사정이 맞지 않아서 3년이나 미뤄졌다. 한 번은 내가 그 시기에 미국 출장(컨퍼런스 참석)을 가야했고, 한 번은 남편이 프로젝트 일정 때문에 너무 바빠서 휴가를 낼 수 없었다.
그러다 올해 1월, 올해는 꼭 가야겠다고, 나이가 들어가니 건강 상태도 나빠지고 체력도 떨어져서 더 미룰 수는 없다고 강하게 주장한 끝에, 결국 비행기표를 끊게 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비행기표 끊는 건 한 순간이다.
여행을 결정하고 나면 뚝딱 결제하면 끝이 아닌가.
물론 비행편을 알아보고, 어디를 경유할 지 조사하며, 어디서 표를 사는 것이 더 가격이 싼 지, 경유시간이 너무 길지는 않은 지 등 고려해야 할 것은 많다.
탄자니아 사파리의 시작지는 아루샤(Arusha) 또는 모시(Moshi)이다.
보통은 아루샤에서 사파리를 많이 하고, 그래서 아루샤의 시계탑이 있는 로터리 근처에 사파리업체가 아주 많다고 한다. - 저렴한 가격에 그룹으로 사파리 게임드라이브를 하고 싶으면(Budget camping safari) 이 지역으로 가면 많은 삐끼들이 모셔간다고 한다.
모시를 시작점으로 잡는 경우는 킬리만자로산을 등반하는 것도 포함할 경우이다.
우리는 킬리만자로산은 멀리서 보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기에, 아루샤를 목적지로 잡았다. - 등산과는 거리가 먼 우리이기도 하고, 고산증이 있는 남편을 데리고 킬리만자로 등반까지 고려할 정도로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았다.
아루샤에는 공항이 2개 있는데, 아루샤 공항(ARK)과 킬리만자로 공항(JRO)이다. 아루샤 공항은 주로 국내선이 다니므로 우리는 킬리만자로 공항으로 도착해야 했다.
인천에서 킬리만자로 공항으로 갈 수 있는 가장 싼 항공사는 에티오피아 항공이었다. 우리가 문의한 여행사들도 에티오피아 항공을 비행편으로 주로 견적을 내주었다. 대략적인 견적 확인을 위해 우리가 처음으로 받은 항공 경로는 다음과 같다.
킬리만자로 In, 잔지바르 Out 표를 알아봤는데, 에티오피아 항공에서는 6월말 이후의 잔지바르 아웃편의 스케줄이 불안정했다. 사이트마다 해당 항공편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요일에 아웃편이 없었다.
에티오피아 항공을 이용하면 대략 이런 스케줄이 나온다. 에티오피아 항공은 아디스아바바를 경유하게 되며, 급유지로 홍콩을 들를 수도 있다.
불안정한 표를 끊을 수는 없었기에, 항공사를 바꾸기로 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카타르항공. 카타르항공은 도하를 경유하는 스케줄이고 가격도 좀 더 비싸다. 하지만 비행기 상태도 좀 더 좋고, 항공서비스도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 Skytrax에서 에티오피아 항공은 4-star airline이고, 카타르 항공은 5-star airline이다.
항공편 가격과 스케줄 비교표. 카드할인으로 저렴해지는 표가 꽤 많았다.
항공사를 결정하고, 구입 가능한 루트를 여러 개 알아봤는데, 시기마다 다르겠지만 우리가 표를 살 때는 여행사를 통해 카드할인을 적용하는 게 가장 저렴했다. 물론 저것도 평균가보다는 꽤 비싼 것이다. 꽤 여유를 두고(6개월) 구입했는데도 낮은 클래스의 표는 이미 없었다.
내가 가진 카드로 비행기표를 결제하면 만 원 정도를 더 비싸게 되지만 여행자 보험이 자동으로 가입되는 혜택이 있다. 그러나 여행지가 아프리카인 만큼 좀 더 높은 등급의 여행자 보험을 들고 싶었으므로, 할인이 되는 남편 카드로 결제를 하고 여행자 보험은 따로 가입하기로 하였다.
늘 그렇듯이, 비행기표는 한밤중에 사게 된다. 항상 비행기표를 결제하는 시간을 보면 자정 즈음이다. 퇴근 후에 남편과 얘기하고 나서 결정을 하고 결제를 하게 되면 결국 자정을 넘는 시간이 되곤 하는 것 같다.
그렇게 결정된 카타르항공의 비행스케줄. 항공사 사정으로 2번의 변경이 있었는데, 운이 좋은건지 비행시간이 더 단축되었다. 원래 살라라(SLL) 경유였는데, 최종적으로는 경유지가 없어졌다.
그렇게 거금의 비행기표를 끊고 우리의 여행은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하게 되었고, 나의 꿈도 한 걸음 현실로 다가왔다.